쉽지만은 않던 인생살이, 순탄하기도 했지만 가끔은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나날들. ‘삶’이라는 길을 걷다 지쳐 잠시 거울 속 저를 들여다보았을 때 길을 헤매던 어린 소년은 어느덧 21살의 늠름한 청년이 돼있었네요.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았던 어머니, 아버지의 눈가에는 주름이 늘어나 있네요.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제 일 처리하는데 에만 급급하여 부모님의 관심에 짜증을 냈던 저는 대학교에서의 첫 중간고사를 다 치르고 난 뒤 저녁에 현관문 앞에 가지런히 놓은 아버지의 구두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컸던 아버지의 구두가 제게는 작더군요. 그리고 굽이 닳아버린 구두를 보며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시간들을 어느새 잊은 무심한 제가 싫어져 이젠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감사히 그리고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랑했어요”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어느새 자란 제가, 커버린 제가 어머니, 아버지께 편지에 담아 전합니다. 앞으로 남은 저의 시간,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기억하며 사랑하며 함께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