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토속적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했던 월북 시인 백석. 어린이에게는 산문보다 시가 더 적당하다는 생각으로, 운율이 있는 시의 형식에 이야기를 담은 '동화시'를 많이 쓴 작가이기도 하다.
백석이 쓴 동화시 '개구리네 한솥밥'을 그림동화로 만들었다. 시로 이루어진만큼 리듬감 있는 문장이 읽는 내내 마음에 착착 와 감긴다. 개구리가 겪는 사건 하나하나가 똑같은 어구의 싯구들로 이루어져, 내용을 바꾸며 진행되는 돌림노래와 같은 느낌을 준다. 똑같은 말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으면서도 절정과 결말을 향해 발전되어 나가며, 읽는 이의 기분을 천천히 끌어올려 주기도 한다.
낯익지는 않지만 그 느낌만은 살아있는 옛말을 읽는 재미도 살아있다. '?큼 뛰어', '개구리는 뿌구국 물어보았네'와 같은 표현이 그렇다. 서로를 돕고 도움을 받는 따뜻한 마음을 그린 주제의식도 정겹다.
이런 정겨운 이야기에 걸맞게 그림 또한 다정하다. , 를 그렸던 그림책 작가 유애로는 동그란 선들을 살려 등장인물들을 정감있게 표현하였다. 한 장을 뜯어 그대로 그림엽서로 쓰고픈 충동마저 불러 일으키는 예쁜 그림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