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이 주 무왕을 보필하여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의 천하가 되도록 한 실제 역사 이야기에 슬그머니 삼족구를 집어넣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달기를 천년 묵은 여우로 둔갑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포락지형이라는 잔혹한 형벌이 맥락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등의 중국 이야기에서는 원래 강태공이 신병(神兵)을 몰아 달기를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삼족구로 변한 것이다. 이로 볼 때 삼족구는 둔갑한 여우를 알아보고 죽일 수 있는 신성한 동물로, 우리 민족의 독특한 상징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