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relief 라고 번역된 한자는 淡化(담화, 희미해지다)
2. 판즈의 "심마"로 나온 목용(木俑)들이 줄지어서 무기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은 흡사 전쟁터의 병사 같다. 판즈가 베트남전쟁에서 보았던 병사들을 떠올릴수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머나먼 타향의 전쟁터에서 쓰러진 전우의 시체가 악몽처럼 그를 괴롭힌다.
원작 소설에서 팡즈는 판즈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적 있다.
"이건 자아훼멸 성향인거야. 내가 잘 알지. 나도 예전에 전쟁터에 나간 친구가 있었어. 그와 같은 반의 애들은 다 죽었고, 심지어 처참하게 죽었지. 그는 제대한 후에도 고통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어. 왜 그때 죽은 사람이 자기가 아니였냐고. 혼자 살아난것이 다른 사람들한테 버림받은것마냥. 나와 함께 도굴할때도 보면 죽기살기로 나섰지, 제일 위험한걸 찾아서 했고. 사실 그는 본인에게 죽을 기회를 계속 찾아주고 있었던거야. 이런 사람들은 말야, 마음속으로 걱정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해, 아니면 뭐든지 필사적으로 할거야."
우시에는 판즈에 대해 이렇게 언급.(삼숙은 실종됬는지 죽었는지 모르고, 판즈는 죽었을때) "생각해보니 지난 10년에는 견디지 못할 만큼 힘든 날들이 매우 많았어. 막다른 길에 빠질때마다 나는 해탈감을 느끼곤 해. 많은 일들을, 나는 진짜 혼자서 하고 싶지 않아. 내가 죽는것으로 그들을 찾을수 있다면, 그들이 날 챙겨주겠지."
우시에는 신변 사람들의 죽음을 계속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판즈가 모든 일에서 앞장서지 않았다면, 결혼해서 평범하게 남은 생을 살수 있지 않을가? 적어도, 그는 살아있겠지.
3. 만약 우시에와 장치링이 오래전부터 숙명에 의해 엉킨 운명이라면, 팡즈는 복잡한 도묘필기 이야기에서 유일하게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다. 그는 언제든지 이 일에서 손을 떼고 자유롭게 살수 있다. 하지만 그는 남아있었다. 팡즈는 모든 고통을 받아들이고 또 모든 고통을 해소할줄 아는 사람이다. 처음부터 이 일에 빠져들지 않았다면, 혹은 위험한 순간 그냥 떠났다면, 그는 항상 죽음의 위협을 받으며 살지 않아도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도 않았을것이다.
(영화중 우시에의 이야기에서 팡즈를 아닝의 부하로 만들어준 이유 또한, 우시에가 바랬던 팡즈의 모습이지 않을까,, 덜 힘들게 덜 고통스럽게 살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