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답이 많이 늘었소?
쌍둥이 형 반 년 만에 또 일곱 마지기를 늘렸드니 주위 사람 볼 면목이
다 없고마! (하하) 내사 마 말년에 운대가 팍팍 열리네~!
내경 이제는 상을, 따로 봐야겠소.
남편 (형을 가리키며) 내 얼굴이 저 얼굴과 지금, 마이 다르나?
내경 다르게 살았으니 다를 밖에! 내가 앞날의 육 할을 내다보면
사 할은 생원께서 채우는 거요.
그런데 별안간 바깥에서 들리는 여자의 짧은 신음소리. 모두들 잠시 의아해하나
이내 대수롭지 않은 듯 무시한다.
남편 그 육 할 좀 제대로 알려주이소! 마, 한 날 한 시에 똑같은 면상을
갖고 태어났는데 내는 사는 게 와 이라노, 자꾸?
쌍둥이 형 니 일 잘하는 여주 댁 짤랐재? 바람들어간 수란이 년을 베틀에
앉히고? 그카이까 돈벌이가 되나!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젊은 처자 하나가 들어서는데, 거친 숨소리를 내며
천 쪼가리로 눈 아래를 꾹 누르고 있다.
주인여자 (놀람) 자 뭐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