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위나 후방주의
*금붕어님 썰 감사합니다 ㅍㅅㅍ
"얘들아 안녕-!"
"안녕하세요 교생쌤."
오늘도 민혁의 하루는 교복을 입은 아이들과 가벼운 인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매끈해보이는 하얀 손을 너머 그의 품에는 두꺼운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가 쥐어져있었다. 교실의 어수선함을 느낀 민혁이 아직 날씨가 쌀쌀한 3월 초였음에도 아이들에게 환기를 시키라 일렀다. 차가운 바람이 저마다의 옷깃을 스치자 그제야 민혁이 교실에 들어온 것을 알아챘는지 말이 많은 아이들도 하나둘씩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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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온 따가운 시선에도 애써 그를 무시하려던 민혁이 결국 원소기호를 적어내려가던 분필을 쥔 손을 멈추고 아이들에게로 몸을 틀었다. 설마 했는데 오늘도 역시, 너도나도 잠에 굴복한 남정네들 사이에서 혼자만 멀쩡하게 책상에 앉은 형원이 턱을 괴고서 민혁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요즘은 자꾸 형원이 복도에서든 교실에서든 마주칠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질만큼 빤히 응시하는 바람에 형원의 반에 갈 때만큼은 알 수 없이 가슴이 요동쳤다.
민혁의 항시 올라가있는 입꼬리가 내려가며 민혁의 입에서 한숨이 뱉어졌다. 곧이어 형원과 눈을 맞추는 민혁의 피부에 부담이 확 끼쳐왔다. 형원과 눈을 맞추면 맞출수록 부담스럽고 느낌 역시 이상했다. 결국 눈을 피해 땅으로 시선을 내린 민혁의 앞에서 형원은 피식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 소리에 민혁이 고개를 드는 순간 학교의 점심시간 종소리가 귓전을 타고 울렸다. 형원에게 정신이 팔려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흘러간지도 몰랐던 것이 분명했다.
서둘러 교실을 나온 민혁이 제 책들을 가져다놓으러 교무실로 향했다가 복도가 조용해지고 나서야 빼꼼 머리를 내밀고 주위를 두리번대며 교무실 곁의 화장실을 찾았다. 물론 선생들은 학생들과 같은 화장실을 찾지 않았으나, 민혁은 이렇게 수업시간이나 아무도 없는 시간대에는 종종 교무실과 가깝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화장실을 찾았다.
화끈화끈 한껏 달아오른 얼굴에 괜히 찬물로 세수를 하고, 얼굴 구석구석에 닿은 찬물에 콜록대며 고개를 드니 거울 속에 비친 제 얼굴과 형원의 잔상이 드리웠다.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데다 야한 느낌, 흥분되는 느낌에 민혁이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바라보며 얼굴을 붉혔다.
민혁은 화장실 칸막이에 들어가 문을 걸어잠구고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하얀 변기 위에 앉아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끙끙 앓던 민혁의 목소리가 이내 점점 나지막한 신음으로 변해갔다. 형원의 눈빛을 상상하며 점점 세워지는 것을 잡고 민혁은 신음소리 사이에 그의 이름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신음소리가 점차 멎고 혹시나 아이들이 올까 시계를 확인한 민혁이 변기에서 일어났다.
자위를 끝내고 홍조를 띈 얼굴로 칸막이를 빠져나오던 민혁의 표정이 굳은 건, 세면대에서 태연하게 손을 씻는 형원 때문이었다. 형원과 눈을 마주친 민혁이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자 형원의 까만 눈동자가 민혁에게 달려들듯 다가왔다. 민혁의 턱을 부여잡은 형원의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아닌 척 안 보이는 척 순진한 척 척이란 척은 다 하더니 이렇게 음탕한 년이었네요. 선생님은 제 이름 부르는 목소리 예쁘던데- "
-전 선생님 야한 얼굴도 같이 보고 싶거든요. 이어지는 형원의 목소리에 민혁이 마른 침을 삼켰다. 민혁의 눈동자는 여기저기를 두리번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이가 없나를 살폈다. 다행히 주변은 아직까지도 인기척 하나 없었으나 오히려 그것이 민혁을 더 불안하게 했다. 형원은 민혁의 목소리가 대답을 뱉기도 전에, 민혁의 의사는 들을 의향이 없다는 듯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박힐 생각 있어요? 아니, 없어도 상관 없지 가요. 민혁의 가는 손목이 형원의 손에 쉽게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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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는 블로그 공지가 안뜨더군요 여기서 말해드리는데 수위글 모든 비밀번호 1505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