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보라의 완벽한 서사는 그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선우의 풀네임이 성선우 인걸로 밝혀지며 서사의 완벽함에 진중한 무게까지 더해졌다.
전작들에서(특히 응7) 동성애 등 소수자들을 위한 사랑을 기존 드라마들과 다른 깊이로 다뤘던 응답시리즈에서 응8의 선택은 동성동본이었다.
이당시 동성동본간 결혼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거의 근친혼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터부시 되었어.
친척끼리 징그럽다.
너희가 낳는 아이는 장애가 있을거다. 등등
온갖 편견과 억압에 시달려야 했지.
지금의 동성애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
그 당시의 동성동본 커플들은 청첩장도 못찍고, 혼인신고도 못한채 숨어 살다시피 했지.
아이라도 낳으면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그냥 기르다 초등 입학나이가 되면 입학고지서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어.
하지만 사랑이란게 그렇게 내맘대로 선택되는게 아니잖아.
사랑한다는 이유로 범법자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리더라도, 사랑하고 미래를 약속했던 당시의 동성동본 커플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가 선보라 라고 생각해.
당신들도 이렇게 모든걸 바치고 사랑했다고, 수많은 시간 돌고돌아 남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 모든 걸 감내하고 사랑을 지켜냈다고.
이제 현대씬의 선보라처럼 당신들도 그 힘들었던 시절 다잊고 행복하게 지내겠지만, 지나온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이 있다고.
서로를 포기하지 않아줘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동성동본 커플들.
지금의 보통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할 상처를 지닌 그들을 위로해주는 서사가 선보라야.
이건 단순한 연상연하의 사랑이야기가 아니었어.
그렇게 똑똑한 그들도 피할 수 없었던, 거대한 운명에 대한 이야기..
모든 걸 이겨내고 사랑한 이들에게 보내는 완벽한 찬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