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고양이는 한참을 걸어갔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눈은 점점 많이 쌓였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고양이의 집을 찾을 수 없었다.
고양이와 아이는 조금씩 지쳐갔다.
그리고 갈림길을 만났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둘은 구멍가게 앞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 쉬었다.
구멍가게의 이름이 은총이다. 강풀 작가의 아기 태명으로 보인다.^^
쉬면서 고양이는 아이에게 아까 왜 울었냐고 물었다.
아이는 오늘 처음으로 자기 방이 생겼고, 그래서 혼자서 자다가 깨보니 무서웠다고 했다.
안방을 가려다가 문지방에 엄지발가락을 찧었다고...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가는 짧은 길에서 그만 울었던 거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아기 고양이가 더 의연하고 의젓해 보인다.
인간보다 훨씬 용감한 동물의 본능아닐까.
내가 혼자서 잠을 잔 것은 다 큰 어른이 되어서였지만, 나도 그날은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
한밤중에 깨어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자신이 울어도 깨지 않는 엄마 아빠가 야속했을 마음이 잘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