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옥택연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무대나 대기실 등에서 마주했던 택연은 '2PM의 멤버'이자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연기를 시작하더니 드라마에서 주연을 꿰찼다. 지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고, 해운대와 남포동을 오가며 대중과 호흡하던 그는 영화 로 드디어 관객 앞에 섰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옥택연은 조금 지쳐 보였다. 말끔한 슈트를 입은 그는 "음악 방송의 대기 시간엔 잠이라도 잘 텐데, (영화) 인터뷰가 계속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면서 그동안 인터뷰를 함께했던 2PM 멤버들을 그리워하는 눈치였다. 퇴근 시간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의 마지막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옴니버스 영화 어땠을까? "적은 분량 안에 표현, 쉽지 않아"
는 결혼을 앞둔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옴니버스 영화다. 옥택연은 일본에서 2PM 공연을 할 즈음,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받았다. 그는 "대기 시간에 읽었는데, 마치 잘 짜여있는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면서 "중간중간에 수위가 높은 부분이 있어서였는지 재밌게 읽은 것 같기도 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러 명의 캐릭터가 이야기를 나눠서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출연 분량은 적었지만, 부담감까지 적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적은 분량에서 스토리를 모두 표현하는 게 쉽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를 두고 옥택연은 "2PM으로 활동하면서 멤버들과 노래를 나눠부를 때와 혼자 다 부를 때의 차이"라고 비유했다.
옥택연은 고생 끝에 스타 쉐프가 된 원철 역을 맡았다. 그는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산전수전을 겪었을 테니 상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옥택연은 네 커플 중 태규(김강우 분)와 주영(김효진 분)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별 후 재회했다. 옥택연은 "사랑이 커서 다시 만났을 것"이라면서 "'저런 연기를 내가 할 수 있었을까. 나는 잘 살릴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연희와 7년차 연인 연기..."선배지만 친구하기로"
원철에게도 연인은 있었다. 네일 아티스트 소미(이연희 분)다. 연애 7년 차에 접어든 두 사람은 오래 사귀었으니까 결혼하기로 했지만, 소미의 앞에 의문의 여행가이드 경수(주지훈 분)가 등장하면서 원철과 소미의 관계는 흔들린다. 실제 동갑내기인 옥택연과 이연희는 7년 동안 사귄 연인의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연기자로는 (이)연희가 선배님이지만, 처음부터 친구를 하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호흡을 맞췄던 여배우들과는 촬영을 시작하고부터 친해졌는데, 오히려 연희랑은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친해지자' 했던 부분이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을 때도 연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은 항상 긴장되는 거니까요."
극 중 원철은 흔들리는 소미에게 날을 세우기보다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7년을 함께했는데, 쿨하다 못해 무심한 느낌까지 든다. "'결혼은 생활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공감했지만, 말하지 않고 혼자서 감정을 삭이는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옥택연은 "눈빛만 봐도 아는 가족 같고, 친구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송중기 연기 따라하며 간접 경험"
영화를 위해 요리를 익히고, 2개월 전부터 러시아어 대사를 꾸준히 외웠다는 옥택연에게 '연기하길 참 잘했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지를 물었다. 그는 "감독님들에게 칭찬을 들을 때, 그렇게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드라마 에 출연하면서도 "(연기를) 잘하는 건 아닌데, 늘어가는 건 보인다. 노력해서 잘하는 거다"는 말을 들었다고. 옥택연은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이라고 자평했다.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조금 더 발전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엔터테이너의 의무가 아닌가 싶거든요. 마동석 선배와 카메라 감독님이 '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멋있다고 생각했던 캐릭터를 찍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과 함께 보면서 따라 해봐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의 송중기 형을 보면서 따라 하고 있는데요. 간접 경험을 통해 경험치를 쌓는 중이에요."
2PM 멤버이자 신인배우인 그는 학업에도 충실하고 있으며, 2년 전부터 구상해 최근 론칭한 '옥캣' 캐릭터 사업도 벌이고 있다. "힘들긴 하지만, 정신없이 일하는 게 좋다"고 밝힌 그는 "연예인은 되게 불안정한 직업인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본업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10대 때만 해도 연예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는 그렇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이미 2015년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어요. 내년 초에는 일본 투어를 하게 될 거고요. 앞으로 언제 어떤 일을 하든 여유를 갖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많은 일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는 시점인데 3~40대에는 조금 다르겠죠?(웃음)"
[출처] 2PM·배우·대학원생·옥캣 아빠...모두 옥택연이다 (기사&포토s)|작성자 연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