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한 고승의 가르침에 깊이 매료됐던 아버지는 자신이 죽거든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유골을 바다에 뿌려 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아버지의 유언과 상주로서의 책임감 및 친척의 반대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작은 장례’를 전문으로 하는 장의사와 상의한 끝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에 따라 최소 의식으로 상을 치렀다.
‘발인 예식을 하지 않는다. 신문에 부고를 내지 않는다. 부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는다. 가족장을 기본으로 하고 아주 가까운 친지들에게만 알린다. 조문 온 사람은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예를 표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