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리는 깜깜한 밤, 혼자 자다 잠이 깬 아이는 엄마 아빠의 방으로 가려다가 그만 문지방에 발가락을 찧고 말았다.
아무리 크게 울어도 엄마 아빠는 깨지 않았고, 아이는 약이 올라 더 크게 울었다.
그때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 게 아닌가.
"그만 울어. 네가 그렇게 울면 사람들이 우리가 우는 줄 알고 싫어한단 말이야."
세상에, 말을 걸어오는 이는 아기 고양이였다.
"네가 울면 이 근처에 고양이가 올 수 없잖아."
고양이는 어쩐지 영물같아서, 말을 한다고 해도 그닥 이상해 보이지를 않는다.
아무도 보는 이 없으면 어린 아이에게 말쯤은 걸어줄 것 같은 존재다.
아기 고양이는 자신이 집을 찾는 중인데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아이는 옷을 입고 조심스레 밖으로 나왔다.
고양이를 따라 눈 쌓인 담장 위를 걸어가는 아이의 상기된 볼이 귀엽기만 하다.
대단한 모험을 향해 떠나는 힘찬 첫걸음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