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가 끊는다.
뭣 모르고 냄비 손잡이를 쥐고 앗 뜨거! 한다.
공포에 가득찬 눈으로 냄비를 뚫어져라 본다.
연료를 다한 가스는 이내 숨을 거두고
냄비의 뚜껑은 더이상 요동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두려움이 있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두려움은 가시지
않는다.
호기심이 공포를 누르고 냄비 손잡이를 툭 쳐보지만, 이미 손잡이는 식어있고 나는 늘어진 할머니 나시처럼이 맥아리가 없다.
또 다른 냄비가 끓어도 이전만큼의 두려움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릴 걸 난 안다.